중환자실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예방지침 중 구강간호 방법 변경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실 박소연 간호사,중환자간호팀 임옥분 간호사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중환자실 주요 의료 관련 감염의 하나이다.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이 발생하면 높은 이환율과 사망률을 보이며, 이에 따라 중환자실 입원 일수가 증가하고 환자 개인 및 국가 차원의 의료비용 증가로 사회적인 비용 손실을 줄 수 있다. 의료관련감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학회인 미국의료역학회(SHEA, The Society for Healthcare Epidemiology of America)에서는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근거 기반 권고사항을 포함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으며, 2022년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 중 구강간호 방법이 변경되어 이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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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SHEA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예방 지침 ]

2022년 SHEA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예방 지침의 권고사항은 필수 행위(essential practices)와 추가 전략(additional approaches)으로 분류된다. 필수 행위는 인공호흡기 사용일수, 재원일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중재로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행위이며, 추가 전략은 감염률이 감소할 수는 있으나 인공호흡기 사용일수, 재원일수, 사망률 감소에는 불충분한 중재로 필수 행위 적용 후에도 감염률이 감소하지 않는 경우 추가 적용이 가능한 전략이다. 성인, 소아, 미숙아로 구분되어 지침이 명시되어 있으며, 성인 대상 지침에 대해서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필수 행위
- 가능한 기관삽관을 피하고, 기도 재삽관 예방
- 진정 최소화
- 신체적 컨디션을 증진하고 유지
- 상체 거상 30~45도 
-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지 않고 매일 칫솔질로 구강간호
- 비경구 영양보다는 조기 경구 영양 제공
- 인공호흡기 회로는 눈에 보이게 오염되거나 오작동일 때에만 교환

2. 추가 전략
- 항균제내성균 유병률이 낮은 국가 및 중환자실에서 경구 혹은 소화기계의 선택적 제균
- 48~72시간 초과 기계환기가 예상되는 환자에게 성문하 분비물 배출 가능한 기관내관 사용
- 조기 기관절개술
- 흡인 고위험 및 gastric intolerance가 있는 환자에게 postpyloric 영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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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강간호 방법 변경 ]

구강간호 방법이 기존 주기적인 클로르헥시딘을 활용한 구강간호에서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지 않고 매일 칫솔질로 구강간호를 하도록 변경되었다.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지 않고”와 “매일 칫솔질”이 주요 변경사항이며, 각 주요 변경사항의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권고사항은 클로르헥시딘을 활용한 구강간호가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메타분석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결과는 비맹검(unblinded) 연구에 의해 결정된 결과로 이중 맹검(double-blinded) 연구로 분석을 제한하였을 때 클로르헥시딘 구강간호와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발생률 감소 사이에 연관성은 없었다. 또한 클로르헥시딘 구강간호가 인공호흡기 사용 일수, 재원 일수에 미치는 영향이 부족하였으며, 이는 대규모 무작위 시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반복되었다. 일부 무작위 시험 메타분석과 관찰연구에서는 클로르헥시딘 구강간호가 사망률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으며 정확한 발생 기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클로르헥시딘이 흡인되어 발생할 수 있는 폐 손상 및 폐 독성으로 인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클로르헥시딘 구강간호가 높은 사망률과 연관을 짓기 어렵다는 다른 메타분석이나 관찰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클로르헥시딘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지만,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클로르헥시딘을 활용한 구강간호는 권고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2. “매일 칫솔질”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기관 내 삽관으로 기침 반사와 같은 방어기전이 약화된 상태에서 구강 점막과 치태(dental plaque)에 집락 된 병원균이 인공호흡기의 양압에 의해 빠르게 하부 호흡기에 도달하여 발생한다. 중환자실 환자 대상으로 치태에 집락 된 병원균과 의료관련감염 발생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중환자실 환자의 대략 40%가 입원 시부터 치태가 있고 칫솔질을 하지 않고 구강 흡인만 시행하는 경우 치태가 해결되지 않고 점점 악화하였다. 중환자실 입원 일수 10일이 되었을 때 46% 환자의 치태에서 호기성 세균(Acinetobacter baumannii, Klebsiella pneumoniae,  Pseudomonas aeruginosa)이 분리되고,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한 환자의 40%가 치태에서 먼저 병원균이 분리되고 동일한 병원균으로 인해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혹은 혈류감염이 발생하였다. 이와 같이 치태에 집락 된 병원균은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등 의료관련감염을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치아의 접촉면과 틈에 있는 치태를 잘 제거하기 위해 거즈가 아닌 부드러운 칫솔로 칫솔질을 시행하는 것이 권고된다. 매일 칫솔질로 구강간호를 시행하는 것은 인공호흡기 사용 일수, 재원 일수를 감소시키고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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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경된 구강간호 방법 실무 적용 시 고려할 점 ]

SHEA 지침에서 칫솔질에 활용하는 특정한 용액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구강간호 제제로 생리식염수, 탄산수소나트륨, 멸균증류수 등이 있다. 생리식염수는 구강청결 혹은 구강 내 병변이 있을 때 육아조직의 생성과 상처 치유를 위해 사용되며 탄산수소나트륨은 끈끈한 점액을 녹이고 찌꺼기 제거를 위해 사용된다. SHEA 지침에서 소아와 미숙아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구강간호를 시행하게 되어 있으며, 미숙아의 구강간호 용액으로 멸균증류수가 제시되어 있다.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한 구강간호 번들과 클로르헥시딘이 아닌 멸균증류수로 칫솔질을 시행하는 구강간호 번들을 비교한 클러스터 무작위 시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그룹 간의 사망률은 차이가 없었으나, 멸균증류수로 칫솔질하는 것이 환자들의 구강 상태가 더 개선되었다. 

SHEA 지침에서 “매일”이라는 칫솔질 빈도만 제시하고 있으며, 그 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일반적으로 양치질은 아침, 저녁 하루 2번 이상 최소 2분 동안 시행하며, 잇몸 경계선에 칫솔모를 45도 각도로 대고 부드럽게 회전시키며 치아와 잇몸을 닦아주고 혀도 부드럽게 쓸어서 닦는다. 미국중환자간호사협회, 영국중환자간호사협회 지침에 따르면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적용한 환자에게 치아, 잇몸, 혀를 포함하여 적어도 하루에 2번 칫솔질을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인공호흡기를 적용한 환자에게 구강간호를 제공할 때에는 구강분비물이 흡인되어 폐렴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구강 흡인을 시행해야 하며, 가능하면 칫솔질을 하면서 동시에 흡인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가 시행하는 간호는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수행되고 표준화될 때 간호의 질 향상과 환자 중심 간호를 성취할 수 있다. 감염관리도 근거 기반 예방 전략을 바탕으로 실무를 수행할 때 효과적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예방 지침과 관련 문헌을 바탕으로 의료기관 상황에 따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 변경된 구강간호 방법 실무 적용 후기 ]

무의식 환자 혹은 기관 내 삽관 유지 중인 중환자실 환자들은 입을 벌린 채 지내는 시간이 많아 구강 내 수분증발로 구강이 건조되기 쉽고, 치태가 형성될 기회가 증가한다. 또한 endotracheal tube와 같이 구강 내 장치로 인해 구강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중환자실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여 각종 침습적 조작 및 구강 내 장치로 의해 여러 종류의 감염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더불어 장기간 중환자실 치료가 이어질수록 구강 내 치태가 쌓이며 악취 및 염증이 악화되는 환자들도 발생한다. 
중환자실에서는 기존 클로르헥시딘을 적신 거즈를 이용하여 입안과 치아를 닦아내는 방식으로 구강 간호를 시행하고 있었다. 거즈로 닦아내는 방식은 자가 간호가 제한된 중환자실 환자의 유일한 구강 간호 방법이지만 구강 내 치태를 제거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또한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면서 구강 내 건조함으로 갈증 및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존재하였다. 이에 생리식염수 및 칫솔질 사용으로 구강 간호 방법이 변경되었고, 이를 실무에 적용하였다. 2c10fc9542b6bfe50674482cf88d9547_1698401491_4242.png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구강 간호 방식은 구강 내 산도를 변화시키지 않고 육아 조직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구강 간호를 시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클로르헥시딘 보다 건조감이 감소하여 환자의 안위를 증진시키고 구강 내 습윤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구강 내 악취 및 병변의 악화를 예방 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클로르헥시딘 용액은 다회 사용 물품으로 유효기간 관리가 필요하였으나, 일회 사용 가능한 멸균 생리식염수(스퓨클)로 변경되어 물품 사용의 편의성이 증가하였다. 그리고 칫솔을 사용한 구강 간호는 거즈를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구강 내 치태 제거에 훨씬 효과적이었고, 접근이 어려운 구강 안쪽 부분까지 효과적으로 구강 간호를 시행할 수 있었다. 특히 흡인이 가능한 칫솔을 사용하는 구강 간호는 구강 내 남아있는 이물질 제거에 용이하여 흡인을 예방하는 것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실무에 적용하는 경험은 다양한 최신 연구 경향을 간호 실무와 연결시켜 현장에 적용해 나가는 과정을 통하여 근거기반간호를 정립하고 실현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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